국내에 선보인 친환경차량은 모두 일본 브랜드다. LS600hL과 같이 전기모터가 먼저 작동하고 휘발유 엔진으로 보완하는 ‘렉서스 방식’과 시빅 하이브리드처럼 휘발유 엔진을 주력으로 하고 전기모터가 보완하는 방식인 ‘혼다 방식’이 있다.현대에서도 베르나를 하이브리드 모델로 제작했지만 일부 관공서에 시험차량으로 운영하고 있을 뿐 실용화 하지는 않았다.


◆ ‘엔진+모터’방식의 렉서스와 혼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1,339cc, 94마력의 휘발유 엔진과 20마력의 전기모터를 사용한다.

저속출발에서 모터를 주 동력을 사용하는 렉서스 방식과 달리 혼다의 하이브리드는 휘발유 엔진을 주동력으로 사용한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엔진에서 나온 출력 중 유휴에너지를 전지에 저장했다가 모터를 통해 다시 동력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IMA’라고 불리는 혼다의 시스템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주행중 정차했을 경우다. IMA의 조절에 따라 정차시 엔진을 정지시킨다. 다시 출발을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 시동이 걸리면서 주행을 시작한다. 시동을 켜고 끄는 순간 핸들을 통해 약한 진동을 느낀다. 수동변속기 차에서 느끼던 ‘후두둑’하면서 시동이 꺼지는 느낌과는 다르지만 시빅을 처음 타는 사람이라면 왠지모를 불안감도 느낀다. 하지만 신호대기때마다 켜고끄길 반복하는 엔진을 보다보면 곧 익숙해진다.

엔진이 정지한 순간 에어컨과 전자기기의 작동은 문제가 없을까? 혼다측에 따르면 정차시에는 모터의 힘으로 에어콘과 각종 전자기기들을 그대로 사용하므로 운전자가 느끼는 차이는 없다고 한다.


◆ 서울-속초 왕복해보니

시승은 팔당대교 아래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국도를 이용해 속초까지 왕복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총주행거리는 386.8km로 국도를 이용해 이동했다.

시승 결과 연비는 역시 국내 최고 수준. 서울-속초 왕복에 사용된 비용은 3만6,143원, 휘발유 21.298리터를 사용했다. 이 차의 공식연비는 23.8km/L이고 이번 서울-속초 왕복 테스트에서는 18.1km/L의 연비를 보였다.

휘발유와 디젤차를 통틀어 국산차 중 연비가 가장 좋다는 현대의 아반떼 디젤(자동변속기)모델은 공인연비가 16.5km/L로 실 주행시 이보다 떨어진 수치를 보이는 반면 시빅 하이브리드는 실제 테스트에서 18.1km/L의 연비를 보여 뛰어난 연비를 보였다.


◆ 경제적 차의 대명사 ‘혼다 시빅’

시빅의 실내는 고급스럽지 않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속하는 차로 경제성을 우선하고 있다. 그때문인지 실내는 무척 단조롭다. 단순화된 대시보드에 오디오, 공조, 계기반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있다. 운전석 전방에 별도로 자리잡은 속도계는 숫자만 표시되는 디지털 방식이지만 가독성이 좋다. 시트는 단단한 편이고 수납공간은 실속있지만 투박하다. 경제성을 우선한 시빅을 유사한 가격에 팔리는 국내 승용차의 실내와 비교하긴 어렵다.

1,339cc 엔진과 모터로 작동한다고 해서 1,300cc급 승용차의 동력성능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혼다측의 주장은 1,800cc 엔진과 유사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달려보면서 추월, 가속을 위해 엑셀레이터에 힘을주어 밟아 보았다. 쉬프트 다운이 될 수 없는 무단변속기의 때문인지 약간은 밋밋한 느낌이지만 꾸준히 가속해 나간다. 강하게 치고 나가는 맛을 느끼진 못하지만 어느곳에서도 뒤쳐지는 느낌없이 달릴 수 있다.

단단한 서스팬션은 코너링에 안정감을 준다. 핸들의 움직임에 따라 믿음직하게 따라움직이는 느낌은 베스트셀링카의 이름값을 한다.


◆ 높은 국내판매가격은 하이브리드의 경제성과 엇박자

국내에 출시된 시빅은 1.8과 2.0 그리고 하이브리드가 있다. 가격은 1.8이 2천590만원, 2.0이 2천990만원 그리고 하이브리드가 3천390만원으로 시빅 특유의 경제성과는 거리가 있다. 동급 2천cc 국산 세단이 1천만원 후반에서 2천만원 중반까지 분포한 것을 고려하면 시빅 하이브리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차이지만 기름값, 세금의 경제성을 위해 수백만원의 추가지출을 결심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일본내 판매가격이 2백45만엔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2천만원 초반이다. 여기에 8%의 수입관세를 고려하더라도 3천390만원의 가격은 경쟁력있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시빅 하이브리드는 많이 달릴 수록 절약되는 고연비 차다. 주행거리가 많은 사람이라면 꼼꼼히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물론 승용디젤차가 15km/L에서 20km/L를 넘는 연비를 자랑하지만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아직도 느껴진다. 만약 승용디젤을 원하지 않는다면 또한 주행거리가 많아 기름값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면 시빅 하이브리드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경향닷컴|이다일기자 crodail@khan.co.kr>

Posted by 매일매일 달려 이다일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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