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모터매거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포르쉐의 키를 받았다. 운전석에 앉았다. 오른손에 키를 들고 아무리 찾아도 꽂을 곳이 없다. 아뿔싸, 왼쪽에 있다. 2007년 포르쉐를 처음 만났을 때 일이다. 세상에 차는 현대와 기아만 있는 줄 알았던 무식쟁이에게 포르쉐를 안겼으니 당황스러울만하다. 


당황은 잠시 후 공포로 바뀐다. 포르쉐를 처음 탄 곳은 서킷이었다. 최근에는 <탑기어 트랙>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당시에는 포르쉐의 퍼포먼스 전 세계 순회 행사인 <포르쉐 월드 로드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1억 원을 훌쩍 넘는 포르쉐들이 줄지어 섰고 서킷을 가르는 쨍쨍한 배기음은 심장 박동과 200% 싱크로 됐다. 강력한 배기음의 끝에는 타이어가 지르는 비명이 이어졌다. 그리고 또 다시  허공을 가르는 배기음이 이어졌다.


포르쉐와의 첫 만남이었다. 독일에서 날아온 포르쉐 전속 드라이버는 조수석에 나를 태운 채 911 터보를 타고 헤어핀을 공략했다. 수동변속기를 3단에서 2단으로 내리면서 이 양반은 영어로 "꽉 잡아"라고 외쳤다. 순간 작고 단단한 911의 뒤꽁무니는 벽을 향해 미끄러졌고 뒤 타이어는 흰 연기를 내뿜었다. 핸들은 반대로 돌아갔고 정면에는 벽이 보였다. 그러나 차는 코스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드리프트였다.


짧고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포르쉐는 드림카가 됐다. 가장 저렴한(그래도 중고로 4천만원이다) 포르쉐 박스터를 노리며 중고 매물을 검색하기도 했고 도로에서 만날 때면 경외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2인승 포르쉐. 패밀리카로는 완벽한 부적격이다. 유모차 따윈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자기 집 주차장에 SUV하나 세단하나 갖췄다면 2인승 스포츠카쯤이야 구색 맞춰 들여놓겠지만 차 한대사면 출퇴근에 여행에 가족행사에 마트갈 때 까지 동원해야하는것이 현실이니 요놈을 어떻게 들여놓을까 고민에 고민을 해야 했다.


사실 이런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것은 추측컨대 포르쉐일 것이다. 그리고 고민의 끝에 포르쉐는 해결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미 포르쉐 판매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SUV 카이엔이 첫 번째 대안이었다. 4인승 SUV를 포르쉐라고 불러줘야할지도 고민스러운 일이지만 카이엔은 출시 10년을 앞 둔 지금 포르쉐에선 황금 알을 낳는 거위요 포르쉐를 이끄는 황소다.


파나메라의 출시도 포르쉐의 고민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분명 감사한일이다. 포르쉐를 살 수 있게 이렇게 노력해준다니 말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모든 국민이 차를 탈 수 있게 저렴하고 4인 가족이 탈 수 있는 차를 개발하라던 히틀러의 요청과 이로 인해 만들어진 폭스바겐의 '비틀'이 생각난다. 물론 파나메라는 4명이 탈 수 있는 건 맞지만 모든 국민이 탈 수 있는 퍼블릭카는 아니다. 파나메라는 포르쉐 유일의 4도어 승용차다. 와이프와 아들, 딸이 한차에 쏙 들어가며 마치 해치백처럼 생긴 트렁크는 뒷좌석을 접을 경우 440리터나 되는 대형 적재공간이 생긴다. 유모차뿐만 아니라 작은 냉장고도 들어갈지 모를 정도로 실용적이다.


파나메라의 뿌리를 찾아가면 낯선 차 한대를 만난다. 바로 "포르쉐 파나메리카나"다. 오타가 아닐까 싶은 이름이다. 그러나 이렇게 읽으면 이해가 쉽다. "포르쉐 판-아메리카나." 

자동차를 생일 선물로 만들어준다면 지금 들어도 깜짝 놀랄 일이지만 1989년 페리 포르쉐 박사의 80세 생일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 선물이 바로 포르쉐 파나메리카나였다. 포르쉐의 설립자 퍼디난드 포르쉐 박사의 아들이니 이정도 선물쯤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야할까.


파나메리카나는 포르쉐 911 타르가를 기본으로 해 4인승 콘셉트카로 만들어졌다.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지금은 독일 슈트트가르트의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지금의 파나메라와는 달리 2도어에 4인승이라는 어중간한 형태를 가졌다. 어쨌건 파나메라의 할아버지 겪인 파나메리카나는 이미 등장했었다.


파나메라의 어원에는 재밌는 레이스의 역사가 있다. 1989년 포르쉐 박사의 80세 생일선물이었던 파나메리카나는 사실 'pan-americana'에서 나온 말이다. 1950년 개통된 멕시코의 고속도로 이름인 '판-아메리카 고속도로'에서 유래했다. 당시 총 거리 3천373km에 이르는 장거리 고속도로 개통에 맞춰 멕시코 정부는 6일간 횡단 레이스를 펼쳤다. 이름하여 <까레라 파나메리카나>. 하지만 안전상 이유로 1954년을 끝으로 레이스는 중단됐고 포르쉐는 이 레이스에서 영감을 얻어 <파나메라>라는 이름을 지었다. 물론 <까레라>도 이 레이싱대회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포르쉐에는 이런 류의 이름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타르가> 역시 1906년부터 시작된 이탈리아의 레이스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포르쉐의 넉넉한 배려인지 수익성을 위한 노력인지 모르겠지만 4인승의 포르쉐는 이미 포르쉐의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았다. 파나메라의 등장은 2007년 4월20일 인터넷에 스파이샷이 공개되면서 포르쉐 마니아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2008년 9월에 포르쉐는 4인승 포르쉐가 등장한다고 공개했고 놀랍게도 같은해 10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가림막 없는 파나메라가 카메라에 잡혔다. 2008년 11월29일 포르쉐는 첫 공식 이미지를 공개했고 2009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오토쇼를 통해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상하이오토쇼에서 파나메라를 공개한것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이미 1994년 베이징 오토쇼에서 선보였던 포르쉐 <C88>이 '슈퍼미니세단', '포르쉐의 패밀리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었다. 15년 후 포르쉐 파나메라는 중국시장에서 첫 데뷔를 하며 판매에 큰 기여를 하게 된다.


포르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시장에서 포르쉐의 판매증가는 경이로울 정도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포르쉐는 모두 9만972대를 팔았다. 유럽이 3만638대, 북미가 2만4602대를 차지했고 아시아가 가장 많은 3만5732대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1만9141대를 차지했다. 주목할 것은 카이엔과 파나메라의 성장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세계 시장이 30.9% 판매 증가를 보인 반면 중국은 무려 86.1%의 판매 증가가 이뤄졌다. 심지어 9월 기록만 본다면 104.6%나 판매가 증가했다. 물론 여기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차가 4인승 SUV 카이엔과 4인승 승용차 파나메라다.


파나메라의 등장으로 포르쉐는 카이엔에 이어 또 하나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어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 시장으로 불리는 중국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다. 포르쉐 911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평균 3대의 차를 소유하고 있다는 포르쉐의 발표도 있었지만 파나메라를 소유하는 사람이 다른 포르쉐에서 얻었던 만족감을 파나메라에서도 느낄 수 있을지가 가장 궁금한 점이었다.


4인승 차를 만들어 짭짤한 수익을 맛 본 포르쉐는 이제 디젤 모델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유럽차의 50% 이상이 디젤 엔진이라지만 포르쉐가 디젤엔진이라니 4인승 패밀리카라는 콘셉트보다 더 어색한 조합이다. 이 어색하고 새로운 차 파나메라 디젤의 시승에 나섰다. 


포르쉐 파나메라 디젤, 스포츠카와 패밀리카라는 어색한 조합의 정점에 있는 차다. 3.0리터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8초, 최고속도는 242km/h다. 요즘 잘나간다는 차에 비교하면 그다지 빠른 가속도 아니고 대단한 최고속도 아니다. 하지만 디젤임을 감안해야 한다. 디젤 엔진 특성상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 출력이 나온다. 3800rpm에서 250마력(ps), 1750~2750rpm에서 56.1 kg∙m의 토크를 가졌다. 높은 토크를 바탕으로 쑥쑥 밀어주는 디젤차는 실제보다 강력한 힘을 느끼게 마련이다.


파나메라 디젤은 눈여겨봐야 할 항목들이 있다. 디젤 엔진을 얹으면서 기존의 파나메라와 달라진 것들이다. 먼저 변속기가 다르다. 가솔린 엔진에 사용되던 7단 ZF의 포르쉐듀얼클러치(PDK)변속기가 아니라 아이신의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가 장착됐다.  덕분에 고속주행시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한다. 가솔린 엔진 대비 연비도 좋아졌다. 포르쉐는 이 차를 발표하면서 100km를 주행하는데 드는 연료는 경유 6.5리터. 즉 리터당 15.4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측정한 공인연비는 리터당 11.8km. 같은 엔진을 쓰는 포르세의 SUV  카이엔 디젤이 리터당 12km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파나메라 4가 리터당 8.8km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파나메라 디젤은 DPF를 장착한 <3종 저공해차량>이다. 따라서 환경개선분담금 5년간 면제, 수도권 공영주차장 50%할인,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50%할인 등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파나메라의 라인업은 국내에 7종이 들어왔다. <파나메라 S 하이브리드>까지 포함하면 8종으로 늘어난다. 그중에 디젤은 기본형인 <파나메라> 모델에 이어 두번째로 저렴한 모델이다. 가격은 1억2280만원. 다른 브랜드의 어지간한 플래그십 세단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벤츠의 S클래스, BMW의 7시리즈, 아우디의 A8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다. 가장 비싼 라인업인 파나메라 터보는 디젤모델보다 두 배 비싼 2억 원대. 이 가격이면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럭셔리 스포츠 세단들과 경쟁할 수 있다. 그래서 해외에선 애스톤마틴 래피드,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벤츠 CLS와도 비교대상으로 삼고 있다.


파나메라 디젤을 사람에 비유하면 짠돌이 막내쯤으로 보면 된다. 역사 깊은 명문가 포르쉐 집안의 막내 말이다. 집안 내력인 스포츠카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실제 운전대를 잡아보면 실용적이다. 디젤엔진 특유의 소리와 진동은 거리낌 없이 귀와 발과 손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타의 디젤 세단과 차이점을 갖췄다. 스포츠카 911의 배기음 역시 크지만 듣기 좋게 느껴지듯 이 차의 소음과 진동 역시 적당하게 튜닝됐다. 가속페달에 힘을 줘 달려 나가면 엔진 소리, 배기음이 합쳐지며 경쾌하게 달려간다. 시동만 걸고 들어보면 알 수 없는 특징들이 도로를 달리자 튀어나온다.


단단하게 끼워 맞춘 듯 포르쉐 특유의 핸들링이 느껴진다.  20인치 295/35 사이즈의 타이어를 끼운 효과도 있겠지만 911의 감성이 전해지는것이 더 큰 이유다. 커다란 덩치를 급격한 코너에 마음 놓고 몰아 부치는 용기가 바로 감성에서 비롯될 수 있다. 실제로는 속도감응형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인 <서보트로닉>처럼 곳곳에 숨은 포르쉐의 기술이 핸들링을 더욱 좋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포르쉐를 타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이 차가 포르쉐란 말이야? 그러면 이 정도는 충분하겠지"라는 믿음이 생긴다는 말이고 또 그만큼 차가 잘 따라와 준다는 말이다.


파나메라 디젤을 시승하러 가는 길까지 BMW의 디젤 세단을 이용하게 됐다. 우연치 않게 비교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독일차의 대표주자 BMW가 말랑말랑한 승차감으로 변화하고 있는 반면 일본과 미국의 자동차들은 과거의 독일차 처럼 단단하게 변하는 추세다. 하지만 파나메라는 변함없는 단단함을 갖고 있다. 물론 911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대형 세단에서 이정도 단단한 느낌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포츠세단으로 포지션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디젤 모델에선 단점도 느껴진다. 파나메라 S 하이브리드와 파나메라 타보에 기본 장착되는 에어 서스펜션이 디젤 모델에선 빠졌다. 아쉬운 부분이다. 고속주행 중에 급격한 회전을 해도 출렁임을 잡아주던 매력적인 기능인데 아쉬움으로 느껴진다.


파나메라 디젤은 1억2천만 원에서 2억4천만 원에 이르는 파나메라 라인업 가운데 저가에 속한다. 따라서 파나메라의 본격적인 성능을 느끼기엔 부족하다. 그러나 포르쉐는 독립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약자가 원하는 옵션을 추가할 수 있으니 구입을 마음먹었다면 꼼꼼하게 따져볼 일이다. 1억이 넘는 차를 타면서 '저가형' 혹은 '엔트리'따위의 말을 붙일 수는 없다. 분명 고급 세단이고 스포츠 세단가운데 손에 꼽히는 명작이다.


실내에 앉으면 손을 뻗어도 조수석 문을 잡을 수 없다. 그만큼 넓다. 하지만 아우디나 BMW의 화려함과는 다른 매력을 가졌다. 수많은 버튼은 직관적이라기 보다는 하나하나 장착된 기술을 그대로 뽐내는 모양이다. 911에서 시작해 카이엔까지 이어진 투박한 실내가 그대로 자리 잡았다. 센터콘솔에는 국산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 수입사에서 넣어놓은 것으로 무난하다.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콘트롤박스를 따라 센터콘솔로 내려오면 바로 기어노브와 이어진다. 그 사이에는 비상등과 공조 버튼이 놓여있다. 기어노브 좌우에는 열선을 비롯해 스포츠 모드 버튼, 오토 스타트/스톱 버튼이 있고 너 댓개의 빈 버튼공간이 양쪽으로 나열됐다. 무엇인가 기능을 추가해주기 바라는 아쉬움을 말하는 듯하다.


정면에 보이는 계기반은 포르쉐의 전통을 따라가고 있다. 가장 커다란 원에는 4천500rpm에서 레드존이 시작되는 타코미터가 자리 잡았다. 왼쪽으로 300km/h까지 과감하게 표시된 속도계와 오일온도계가 붉은 바늘로 표시되고 있다. 오른쪽에는 디지털 정보가 나온다. 오일의 온도, 크루즈컨트롤 상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작동상태까지 볼 수 있다.


아쉽게도 스티어링휠의 위치 조작은 전동식이 아니다. 왼쪽에 자리한 독일차 특유의 다이얼식 라이트 스위치는 파나메라에도 그대로 이어졌고 그 아래에는 포르쉐의 특징 키홀더가 자리했다. 3스포크 스티어링휠에는 팁트로닉 변속기가 장착됐다. 양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다.  운전중 많이 사용하는 크루즈컨트롤 버튼과 전화 & 엔터테인먼트 조작 버튼이 장착돼 편의성을 더했다.


A필러가 길게 누워있는 형태라 대시보드 공간이 넓다. 가죽으로 마감된 대시보드는 검정 가죽에 검정 실로 처리해 무난하다. 4개의 좌석은 스포츠 버킷 시트의 형태를 하고 있다. 성인 남성이 앉으면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단단하게 잡아주는 크기다.  헤드레스트 부분은 따로 분리되지 않아 마치 레이싱카에 사용되는 버킷 시트의 모양을 하고있다. 뒷좌석 역시 버킷 시트처럼 생겨서  중앙에는 사람이 앉을 수 없다. 


포르쉐를 탔으니 달려야한다. 넓고 멀리 뚫린 길에서 가속페달을 밟았다. 역시 디젤차는 토크의 느낌이 시원하다. 시속 150km까지 눈 깜짝할 사이 가속된다. 제원으로 알려진 6.8초의 제로백은 수치일 뿐이다. 의자에 파묻히며 느껴지는 가속력은 여느 스포츠카 못지않다. 다만 숨 쉴 틈도 없이 변속이 이어지던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비해 아주 잠시 들숨 쉬고 다시 힘을 내뿜는 변속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속 200km까지 밟아도 소음은 저속에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아마도 이 차는 정차했을 때 가장 시끄러워 보인다. 그나마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때 말이다. 어지간해서 정차하면 시동까지 꺼지니 소음으로 인한 고민은 내려놓아도 좋겠다.


차 안을 어색하게 만들지만 연료 절약에 큰 효과를 주는 기능인 오토 스타트/스톱이 장착됐다. 신호대기와 같은 차량 정차 시 엔진을 자동으로 꺼주는 기술이다. 출발을 위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순식간에 다시 시동을 걸어주니 주행을 위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수동변속기의 클러치를 밟아본 사람치고 가장 부끄러운 시점이 운전 중 시동을 꺼트리는 것임을 누구나 알 것이다. 그 시절의 느낌이 남은 탓인지 시승하는 내내 오토 스타트/스톱이 작동하면 무엇인가 잘못한 듯 긴장감을 제공했다.


오토 스타트/스톱은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작동한다. 예를 들면 차가 좌, 우 회전 중에는 작동하지 않는다. 즉 핸들이 꺾인 경우 정차하더라도 작동하지 않는다. 또 실내 온도가 너무 낮거나 높아서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시켜야 할 경우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알고 있을 필요는 없다. 모든것을 차가 알아서 조절하니 운전자는 "아~ 시동이 꺼졌구나"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포르쉐의 엄친아 파나메라가 이제 휘발유를 들이 마시던 식성까지 바꿨다. 잘빠진 몸매에 잘 달리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식성이 너무 좋아 선뜻 다가가기 힘들다는 말도 이제는 핑계다. 조금 먹고 잘 달린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스포츠카 포르쉐 911의 혈통을 이었으면서 온 가족이 타고 나들이를 떠날 수 있는 패밀리카로 등장했다. 그것도 한번 주유로 부산을 다녀올 수 있는 매력을 앞세워서 나타났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매일매일 달려 이다일선수

트랙백 주소 :: http://www.leedail.com/trackback/580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