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사입력 2010-08-04 10:20 | 최종수정 2010-12-15 17:48 기사원문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태백산맥의 동쪽. 높은 산에서 바다로 흘러내리는 지형은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구름도 지쳐 쉬어 가는 산. 그 너머 동쪽에는 즐거운 여름이 있다.

산계천 계곡에서 물고기잡기 체험을 하고 있다. / 이다일기자


백두산에서 동쪽 해안을 따라 태백산을 거치고 남쪽의 지리산까지 이르는 백두대간.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명산을 품고 있다. 명산의 갈래마다 이름난 관광지가 늘어서 있다. 그 중 강릉은 사계절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강릉은 서울의 1.72배에 이르는 면적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이 산이다. 바다와 산 사이에 마을이 있고 굽이굽이 골짜기는 여름 휴양지로 인기다. 

시원한 산바람, 즐거운 바다바람 

낙풍천의 땟목타기 체험. 왁자지껄 떠들기 좋은 놀이다. / 이다일기자

더위를 피해 떠나는 시원한 곳 피서지. 대한민국에서 피서지 찾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피서지로 첫 번째 꼽는 지역은 역시 강원도다. 평균고도가 높아 기온이 낮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면 시원함이 느껴진다. 문막을 지나 평창에 이르니 30도를 넘던 기온이 23도로 뚝 떨어졌다. 터널 두세 개를 더 지나니 강원도 산 속으로 들어선다. 산 능선으로는 구름이 걸려있다. 푸른 나무 사이사이에서는 안개가 피어올라 구름과 만난다.



아직은 길목이다. 잠시 시원한 산 공기를 맛보고 오늘의 목적지 강릉으로 향했다. 대관령 터널에 이어지는 내리막을 달리니 바다 내음과 함께 활기찬 여름동네가 펼쳐진다. 백두대간 대관령에서 강릉시내까지는 불과 차로 15분. 짧은 구간에 이름난 명산들이 즐비해 풍경이 그만이다. 그만큼 여름휴가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풀냄새 가득한 산을 걸어도 좋고, 산 따라 흐르는 냇물에 발을 담가도 좋다. 온 몸을 풍덩 던져야 할 때는 백사장이 펼쳐진 바닷가로 가면 된다.

그네 / 산계리 폐교는 농촌체험마을의 중심점이다. 1995년 폐교가 됐지만 마을 주민들이 꾸준히 관리하며 녹색농촌체험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무에 달린 그네를 탄다. 언니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동생의 모습도 보인다. / 이다일기자

강릉의 산 속 마을 '산계리'

백두대간 따라 피서를 즐겨보기엔 '산계리'가 딱 이다. 강릉시 옥계면 산계리는 정동진에서 차로 20분 거리다. 휴가철이라고 북적이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여름 한철을 노린 상술도 이곳에선 찾아볼 수 없다. 마을 입구 냇가에 들어서니 한 무리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첨벙첨벙 냇가를 휘젓는다. '물고기 잡기 체험'이다. 지금이야 '체험'이라고 불려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시절에는 일상생활이었다. 어린 시절 경험을 떠올리며 어른들은 물고기를 몰아간다. 바위 위에서 뛰기도 하고 작은 돌들을 들었다 놨다 흔들어준다. 돌 틈에 숨어있던 고기들이 깜짝 놀라 헤엄친다. 아이들은 '물고기다'를 외치며 신이 났다. 그물로 길목을 막고 기다리던 아이들이 환호하며 들어올린다. 이 동네 말로 '산뚝지', '꾸그리', '피라미'라고 부르는 민물고기가 한데 걸려 올라온다. 백두대간보전회 회원인 배선복씨가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이름을 알려주며 설명한다. "이게 꾸그리라고 하는 건데 우리나라 토종 어종이야. 보기 힘든 건데 오늘 너희들 보라고 나왔나보다."

안개 / 강원도로 들어서자 기온이 내려간다. 백두대간을 넘어 가려는 구름 때문인지 숲이 머금은 습기를 뿜어내기 때문인지 하얀 안개가 산을 덮었다. 운전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지만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겐 설렘이다. / 이다일기자

한 시간 남짓 물고기와 씨름을 하더니 어른들은 지친 표정이고 아이들은 아쉬운 표정이다. 그물로 잡아 올린 물고기를 모두 놔줘야 했기 때문이다. 젖은 옷을 입은 채로 냇가 앞 학교로 향한다. 지난 95년에 폐교된 옥계국민학교 산계분교다. 1940년부터 1천18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산골 마을이라 아이들이 없어서 폐교가 됐다. 학교에는 간식이 준비돼 있었다. 냇가에서 물고기와 씨름하느라 지칠 때였다. 감자와 옥수수로 다시 힘을 낸다. 무공해 간식을 서둘러 먹고 아이들은 또 다시 학교 마당으로 뛰어간다. 여름의 더위는 오간데 없다.

알음알음 찾아오는 옥계 해수욕장

해수욕장 / 산과 바다가 동시에 보인다. 옥계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바라보며 찍었다. 산 너머에는 정동진이 있다. 정동진에서 옥계로 오는 길은 바닷가 드라이브로 소문난 '헌화로'를 거친다. 파도가 잔잔하면 경치가 아름답고 파도가 센 날이면 도로까지 차오르는 파도가 일품인 도로다. 헌화로에서 이어지는 금진해수욕장, 옥계해수욕장은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 이다일기자

산골에서 놀고 나니 한 잠 자고 싶은 게 어른들의 마음이건만, 아이들은 틈을 주지 않는다. 이럴 때를 대비한 묘책이 있으니, 해변으로 가는 것이다. 산계리에서 물이 내려가는 길을 따라 10분정도 달리면 해수욕장이 나온다. 영동고속도로가 동해까지 이어지면서 '해맞이 휴게로'로 알려진 동네, 옥계면이다. 여름 성수기에도 옥계해수욕장은 떠들썩하지 않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알음알음 찾아오거나 몇 몇 회사의 하계휴양지로 사용되는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정동진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깎아지른 절벽의 해안단구가 보인다. 넓은 백사장과 대비돼 더욱 멋진 풍경이다. 바로 그 너머에 옥계 해수욕장이 있다. 정동진에서 불과 차로 5분 거리에 있지만 조용하고 여유로워 가족 휴양지로 즐기기 좋다.

고기잡기 / 제 키 만한 그물을 아이가 잡았다. 어른들은 물고기를 몰아오고 있다.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산계리 쌍계산촌마을에서는 여름체험 프로그램으로 물고기잡기를 하고 있다. 필요한 장비는 모두 마을에서 제공해주니 냇물에 빠져도 좋은 옷차림이면 준비완료.

아이들은 바다로 뛰어 든다. 어른들은 백사장에 몸을 파묻고 아이들을 바라본다. 철썩이는 파도에 신이 나서 뛰다가 모래사장에 탑을 쌓는다. 산과 계곡과 바다를 하루에 모두 즐긴다. 푹푹 찌는 더위도 이곳에선 딴 나라 이야기다. 

인근에는 숨겨진 놀이 꺼리가 많다. 옥계면 낙풍천을 관리하기 위해 주민들이 타던 뗏목을 놀이로 만들었다. 20명까지 탈 수 있으니 여럿이 어울려 물위에서 수다 떨기 그만이다. 바닷바람을 막아내는 소나무도 절경이다. 오랜 세월 서로 붙어 지내다 결국 한 몸이 된 나무들이 눈에 띈다. 소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수박을 먹으면 일품이다. 산과 들을 오가며 즐기는 동안 백두대간 산 너머로 해가 진다. 파도소리, 냇물소리, 산바람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바로 이런 게 '피서'다.

한국여성수련원의 일몰 / 옥계 해변에 위치한 한국여성수련원 뒤로 해가 지고 있다. 동해바다에서 일몰을 찍는 것이 어울리지 않지만 건물이나 산과 함께 찍으면 그럴싸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한국여성수련원은 지난 2009년 개원해서 여름방학 프로그램, 교육연수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옥계해수욕장과 맞닿아 있어서 특히 여름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 이다일기자

<경향닷컴 이다일기자 cam@khan.co.kr>

튜브는 대기중 / 7월 중순이 지나 한참 피서철로 접어들었지만 사람들이 많지 않다. 정동진과 동해 망상 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옥계, 금진 해수욕장은 여유로운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보석 같은 곳이다. 고속도로에서 5분이면 올 수 있는데다 산과 계곡도 가까워 매일매일 새로운 놀이를 할 수 있다. 성수기에는 기업체의 단체 휴양지로 인기가 좋다. 하지만 기업체의 휴양일자만 피한다면 언제나 여유로운 해변이다. / 이다일기자

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에서 동해시 방면으로 내려간다. 옥계IC에서 나와 한라시멘트공장 방면으로 가면 산계리가 나온다. 이정표가 없고 갈림길이 많으니 인근 주민에게 물어보는 것이 제일 편리하다. 옥계IC에서 나와 좌회전 하면 삼거리가 나온다. 이정표의 금진항 방면으로 다시 좌회전하면 옥계 해수욕장 표지판이 나온다. 

관련정보/
산계리 쌍계산천마을 홈페이지를 통해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 (http://sange.kr), 또한 코레일관광개발에서는 산계리 쌍계산촌마을과 옥계해수욕장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여름가족휴양캠프' 프로그램을 한국여성수련원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문의전화, 1544-7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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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 탄광, 산골, 눈, 멀다 등등 이름만 들어도 먼 곳입니다.
삼척의 두가지 이미지는 먼저 바닷가 마을과 동굴을 떠올릴 수 있겠고
둘째로는 산속에 탄광마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 삼척 순방(?)에는 바닷가를 보는 일정은 없었습니다.
내륙의 끝. 산골 오지 마을이 컨셉이었죠.
실제로 가보니 오지라고 말할 곳은 아닙니다.
일반 승용차로 다 들어갈 수 있고 하루에 버스도 6번이나 다니는 곳이니까요
일명 스위치백 열차구간과 인클라인 열차구간이 있는 통리역입니다. 오늘 9시뉴스에 이 구간의 철로 안전성에 대해 나오던데요.. 암튼 깊고 높은 산을 열차로 넘으려니 특이한 구간이 생겨났는데 바로 이곳입니다.

스위치백 열차구간은 높은 산을 올라야 하는데 직선으로는 기차가 오르지 못하니 일명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열차에 앉아 있자면 전진, 후진을 번갈아 하며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스위치백이죠. 국내에서 이 구간이 유일한 스위치백 열차인데 올해안에 터널공사 완료로 열차운행이 중단 될 예정입니다.

인클라인 열차는 이보다 좀 더 과감합니다. 아래 사진이 통리역에 있는 인클라인 철도 사진입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철로 방식인데 마치 놀이공원 시작점에서 열차를 끌고 올라가듯이 기차를 줄로 묶어 당기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선로가 스키장의 슬로프를 연상케 하는 놀라운 구간입니다.
역시 강원도 산골에 있기 때문에 이런 선로 건설을 한 것이죠.

오늘의 목적지 '신리 너와마을'을 찾아갔는데 입구에서부터 웃긴녀석들이 반깁니다. 
사실 저녀석들 뭔가 치료중일테니 웃을 일 만은 아니겠지만 '오지마을' 생각하고 갔는데 스카이라이프 안테나 옆에서 개들이 단체로 저런 모습을 하고 있으니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깔때기를 뒤집어 써서인지 짓는 소리는 우렁찹니다.

바로 이게 너와입니다. 기와나 짚으로 지붕을 얹을 수 없는 강원도 산골에서는 지붕에 나무를 결대로 쪼개서 사용했습니다.
사실 강원도는 벼농사를 짓기 힘들어서 짚으로 만든 초가집은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또한 기와로 얹는 노력과 비용보다 나무를 쪼갠 너와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암튼 너와는 한장의 크기가 30cm~60cm이며 두께는 3cm~4cm가량 됩니다. 나무를 자르지 않고 쪼갰기 때문에 결이 그대로 살아있고 썩지 않고 갈라지지 않으며 오래간다고 합니다. 보통 10년은 끄떡 없다는데 윗면이 시원찮아지면 뒤집어서 또 사용한다고 합니다. 군대에서 빤쓰 뒤집어 입는거랑 원리는 똑같습니다만 차원이 다릅니다. 

옛날집들이라 지붕은 낮습니다. 민속문화재 지붕아래서 이런 사진을 찍었네요 -_-. 창호문에 구멍은 제가 그런거 아닙니다. 나무를 쪼개 만든 지붕이다보니 딱딱 이가 맞아들어가지 않습니다. 듬성듬성 틈도 보이고 심지어 뚫린 구멍으로 하늘이 올려다 보입니다. 하지만 습도가 높아지면 나무가 팽창해 틈을 메워주니 비가 새지 않고 환기가 잘 되는 효과도 있다 합니다.
너와집은 제 표현에 따르면 '올인원(all in one)'의 형태를 지녔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제 앞에 있는 부분이 화장실입니다. 처마 끝에 붙어있죠. 정면의 문으로 들어서면 좌측에 방, 우측에 창고, 그 뒤로 축사, 좌측 뒤로 건너방 혹은 대청마루, 그리고 주방이 붙어 있는 구조입니다. 'ㅁ'자로 구성됐는데 축사까지 모두 지붕아래 들어 있는 올인원 스탈입니다.
특이하게 축사까지 들어선데는 중요한 재산인 가축을 집 안에 두어 겨울 추위에서 보호하고 들짐승으로 부터 지키는 역할도 했답니다. 


실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위쪽사진이 주방입니다. 솥이 얹혀있는 곳이 아궁이구요. 그 윗쪽으로 네모난 구멍이 뚫린곳이 일명 '화티'입니다.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아치형으로 뚫린 벽은 '우등불'이라고도 불리는데 저곳에 불을 피워서 주방과 거실을 밝히는 조명역할을 했습니다.


이 사진은 방 안입니다. 방의 한쪽 모서리에 '코클(=고클, 고쿨)'이란 일종의 벽난로가 있습니다. 이곳에 불을 때서 방안을 좀 더 따듯하게 하며 실내공기 순환, 습도조절 기능을 합니다. 이 집은 도로공사로 인해 철거되는 곳을 그대로 옮겨와 체험공간으로 마련한 것인데 그 과정에 전기 콘센트가 들어섰군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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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nceit.tistory.com/ BlogIcon 제이디스 2010/02/04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삼척바닷가만 돌아다녔는데 이런곳도 있네요 또 가고싶어요 삼척 너무 좋았어요

    • Favicon of http://www.leedail.com BlogIcon 이다일선수 2010/02/04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강원도의 겨울이 참 매력적입니다.
      눈이 소복하게 왔으면 좋았을텐데 이날은 눈이 별로 없더군요.
      바닷가에서 서울로 돌아오면서 천천히 시간내서 둘러보면
      삼척에 볼거리 참 많습니다.

  2. 2010/02/12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지난주에는 강원도를 다녀왔습니다.
횡성을 지나 정선에 들어가는 내내 너무 짙은 안개 때문에 
풍경이라곤 전혀 볼 수 없는 난해한 날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튿날에는 조금 개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이 될 정도가 되긴 했습니다만 사진을 찍어 기사를 써야하는 
상황에서는 반가울리 없는 날씨였습니다.

하이원 리조트가 있는 정선군 고한읍에서 조금 떨어진 '민둥산'입니다.
정상 1km아래까지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눈이 쌓여 취재차는 꼼짝 못하고 체인도 사용해 봤지만 역시나...

결국 슬슬 걸어서 다녀왔습니다. (역시 산은 걸어다녀야 제맛이긴 합니다)
체인을 사용하고도 줄줄줄 미끄러진 길을 구형 4륜구동 SUV가
아무런 장비도 없이 지나갑니다. 역시 4륜구동이 좋긴 합니다.

겨울 강원도에서 제일 부러운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진은 가로 1600px의 대형입니다. 누르면 커집니다. 화면에 넓게 띄워놓고 보려고 조금 크게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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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hanceit.tistory.com/ BlogIcon 제이디스 2010/02/04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선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Favicon of http://www.leedail.com BlogIcon 이다일선수 2010/02/04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넵~ 정선입니다.
      제가 아는 처자 이름도 정선이고
      제가 처음 배운 기타교본도 X정선님이 쓴거고
      암튼 정선입니다. 하하

안흥찐빵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아예 이름을 이제 찐빵마을로 부르더군요

안흥찐빵은 전국에 워낙 유명하게 퍼져 있는데다가 어디서나 택배로 사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 안흥찐빵의 60~70%가 가짜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안흥에서 안 만든건 가짜라고 하더이다)

안흥찐빵이 생겨나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옛날 60년대는 보릿고개가 남아있었고 전라도, 경상도와 달리 강원도는 깡촌에 먹을것이 풍부하지 못한 환경이었습니다. 40년전 경상도에서 안흥으로 시집온 김인규(60)씨에 따르면 "강원도에 이렇게 먹을게 없을지 몰랐다, 경상도는 그래도 고기도 잡고 과일도 나고 보리심어서 이모작도 하고 그랬는데 여기오니 옥수수밭 밖에 없더라..."고 강원도의 옛 모습을 알려줍니다.

헌데 50년대 후반 미국의 밀가루 원조가 시작되면서 당시 빵을 비롯한 식량으로 사용된 것이 찐빵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당시 안흥에서는 찐빵이 지금처럼 간식으로 활용되지는 않았습니다. 논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도시락이 찐빵이었고 아침일찍 길을 나설때 식사대용으로 찐빵을 먹었습니다. 그러니 안흥에선 모내기를 할때나 추수때 혹은 마을의 큰일이 일어나서 모두 팔을 걷어부칠때 항상 찐빵을 만들어 나눠먹었다고 합니다.

또한 옛날의 찐빵은 막걸리를 이용해 빵을 발효시켰는데 지금도 발효숙성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막걸리가 아닌 생 이스트를 넣어서 대신한다고 합니다.

이곳의 찐빵이 유명하게 된 이유는 지리적 특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까지 안흥은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는 길에 중간 휴식지였습니다. 반나절을 달려 안흥까지 오면 여기서 식사도 하고 휴식도 취한 다음 다시 힘을 내서 강릉으로 갔습니다.

대부분의 버스가 여기서 휴식을 했고 그때 인기를 얻게 된 것이 바로 찐빵입니다. 새말IC에서 15분정도 차로 들어가야하는 안흥면은 71년 신갈-새말 구간이 고속도로로 뚫리며 많은 차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74년 새말-강릉구간까지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안흥을 지나는 42번 국도의 인기는 사그라 들었습니다.

시할머니, 시어머니의 찐빵만드는 법을 이어서 하고 있는 '원조안흥찐빵' 김인규 사장입니다. 지금은 딸이 일을 도와주면서 대를 이은 가업이 됐습니다.

지금 안흥은 겨울 휴양지 덕택에 제2의 부흥을 맞고 있습니다. 수천개에 이르는 강원도 펜션들과 수십개에 이르는 리조트로 향하는 발걸음이 안흥을 지나고 있는데요 쉬엄쉬엄 강원도 유랑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로 천천히 지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겸사겸사 옛 추억도 돌이켜볼 겸 안흥찐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겨울철 성수기는 온동네 주민들이 찐빵장사에 매달립니다.

게다가 택배시스템의 발달로 안흥찐빵은 전국 각지로 배달됩니다. 손으로 하나하나 빚어서 만들어낸 찐빵이다보니 대량생산하는 곳에 비해 손맛이 장점입니다. 안흥면에서 손으로 만들어지는 찐빵은 1시간에 3천개 수준. 그것도 겨울철 한창일때 얘기니 하루 8시간 꼬박 만든다 해도 2만4천개 정도가 고작입니다.

이곳은 동네 구석구석 '원조안흥찐빵'으로 가득합니다. 사실 찐빵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어느집이 원조랄 것도 없으니 아무집이나 들어가도 비슷할 껍니다. 하지만 각각의 찐빵집 마다 팥의 가공방법, 찌는 시간, 들어가는 재료로 인해 조금씩 맛이 다르다니 조금씩 사서 본인의 입맛에 맛는 집을 골라보는것도 괜찮겠네요.

맛에 문외한인 저는 그집이 그집 같고 그맛이 그맛인듯 맛있어서 그저 따끈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만 올 겨울 강원도로 놀러가신다면 한번쯤 꼭 들러보기를 권합니다.

ps. 사족을 덧붙이자면 안흥면 인심이 꽤 좋습니다. 옛말에 '곡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안흥은 찐빵덕분에 농한기인 겨울에도 주민소득이 짭짤합니다. 그래서라고 추측하건데 잠시 취재하며 이것저것 귀찮게 해드렸는데도 웃으며 반겨주시고 박카스에 찐빵에 떡까지 끼니를 채울 정도로 인심좋게 내어 주시는 모습이 여유롭습니다. 주변에 묵어갈 곳은 마땅치 않아 횡성이나 원주로 나오거나 스키장이 많은 둔내, 평창으로 가야하지만 지나는 길에 들러봄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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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terry.khan.kr BlogIcon 김명일 2009/12/11 1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2번국도에 있는 심할머니 안흥찐빵에 가끔 들러서 몇 박스 사오곤 합니다. 심순녀 안흥찐빵에서 사올때도 있구요. 강원도 갈 때의 재미중에 하나죠.


강원도 화천은 여자들에겐
"음~~  누구? 어디?" 라는 지역일 것이고
남자들에겐 "군대" 한마디로 정리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실제로 화천은 물맑고 산좋아
조용한 피서지로 제격이었다.

화천읍내로 들어가는 길
다리 끝에 있는 로터리에 화려한 조명탑이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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