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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8 ‘서민의 발’ 1t 트럭 어제와 오늘
파란 트럭이 화물칸의 덮개를 열어젖히고 동네 어귀로 들어선다. 차에서는 ‘배추, 양파, 두부 팝니다’는 걸쭉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식재료를 싣고 동네에 나타나는 작은 트럭이다. ‘딸랑딸랑’ 종을 치면 동네 주부들이 삼삼오오 나오기 시작한다. 트럭은 새벽에 도매시장에서 바로 가져온 신선한 식재료로 가득하다.

대형마트와 아파트 숲 사이로 조금은 낯설어졌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네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식객’에 등장하는 트럭이 바로 이것이다. 1t 화물차 ‘포터’를 타는 주인공 ‘성찬’은 최고급 한식집 ‘운암정’에서 쫓겨난 뒤 전재산을 털어 송아지 한 마리를 샀고 남는 돈으로 1t 화물트럭을 구입했다. 빼어난 안목으로 좋은 식자재를 골라 트럭에 싣고 동네를 돌며 파는 것이다.

화물차에 식자재를 싣고 동네를 누비는 모습은 영화 속 화려한 모습의 ‘운암정’ 조리사와 극적으로 대비된다. 영화 속 서민적 코드로 등장하는 1t 트럭의 과거와 오늘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1981년 경제불황을 타개한다는 목적으로 ‘자동차공업 합리화 조치’가 실행된다. 이때부터 1~5t 트럭은 ‘기아차’에서, 승용차는 ‘현대차’에서 생산하도록 구분된다. 당시의 위기상황에서 기아차를 구원한 것이 바로 ‘봉고’ 트럭이다. 1t 트럭으로 나와 서민의 발이 되었고 2005년 생산중단까지 무려 26년간 210만대가 생산되는 베스트 모델이었다. 이후 현대의 ‘포터’와 기아의 ‘봉고’ 시리즈는 치열하게 시장에서 경쟁하며 발전해간다.

그러나 2005년에는 경제적 논리로 1t 트럭은 또다시 단일화의 길에 들어선다. 현대와 기아의 합병으로 1t 트럭은 현대의 ‘포터’로 정리된 것. 한때 삼성차에서 1t 트럭이 나오긴 했지만 기존 1t 트럭의 아성에 도전하지 못하고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서민의 발인 1t 트럭은 독점시장이 되어버렸고 최근 10년 동안 중소형 트럭은 가격이 250%나 뛰며 같은 기간 승용차의 가격 상승률 200%를 훌쩍 넘어섰다.

독점적 가격상승의 대책은 없을까? 주로 영세 서민이 생업을 위해 사용하는 차량이라 수입차를 들여오기도 무리다. 가까운 일본에서 들여온다 해도 현대 ‘포터’보다 저렴하다는 보장이 없고 방방곡곡을 누벼야 하는 화물차의 입장에서는 AS망의 부족도 현실적 문제다. 수입차의 점유율이 6%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 1t 트럭의 독점으로 울상인 서민이 있는 것이다.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또는 경쟁력 있는 시장발전을 위해서라도 1t 트럭의 독점구조는 개선돼야 할 것이다.

〈 경향닷컴 자동차섹션(car.khan.co.kr) 이다일기자 crodail@khan.co.kr 〉
Posted by 매일매일 달려 이다일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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